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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1-10 11:35 조회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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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간결산…"소비심리 회복·내수진작 기여"



'코리아 세일 페스타'
11월 1일 서울 명동 거리에 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이달 1일 개막한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기간 자동차가 하루 평균 7천여 대씩 팔리고, 카드사 매출도 작년보다 8%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내수가 코세페를 계기로 조금씩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세페 추진위원회는 10일 참여기업과 정부·지자체 자료를 중심으로 코세페 중간 결산 결과를 발표했다.파워볼실시간

이달 1∼7일 카드사 매출은 17조 원 규모로 작년 동기보다 8.4% 늘었다. 카드사 매출이 늘어난 것은 전반적으로 소비가 늘었다는 의미다.

자동차, 타이어, 의류 등 주요 소비재 매출도 껑충 뛰었다.

5개 완성차업체가 모두 참여한 자동차의 경우 이달 1∼6일 하루 평균 7천111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3%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 기아차 등은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최대 10%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타이어 온라인 판매량도 업체별로 작년 동기 대비 125∼340% 늘었다.

334개 브랜드가 참여한 패션업계 할인행사 '코리아패션마켓 시즌 2'의 오프라인 매출도 올 상반기 '시즌 1' 때보다 2.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창립 27주년 기념행사 진행
11월 5일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이마트 개점 27주년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창립 27주년을 맞아 2주간 코리아세일페스타를 겸한 대대적인 개점기념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대형마트 주요 3사의 오프라인 매출(11월 1∼8일)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한 5천1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던 백화점 주요 3개 사의 오프라인 매출도 4천138억 원으로, 작년보다 11% 늘어나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온라인 매출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주요 8개 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6.6% 급증한 1조7천200억 원에 달했다.

골목상권에도 모처럼 온기가 돌았다. 올해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세페와 연계해 소비 진작 행사를 벌였다.

이에 힘입어 대전, 김해, 충북 등 지역화폐 발행 8개 시도 기준 지역화폐 발행액은 총 2천716억 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평균 37.4% 증가 양상을 보였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판매액도 1천18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배 늘었다.

소상공인전용결제시스템 제로페이 결제액 역시 15.1% 늘었다.

제로페이를 통해 5억 원 상당 발행된 한우사랑상품권은 31시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함께하면 힘이 되는 대한민국 쇼핑주간 '코리아 세일 페스타' 개막
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개막한 11월 1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열린 '힘내요! 대한민국 코리아 패션마켓'을 찾은 시민들이 할인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코세페 기간 열린 K방역·K뷰티 등 한국 우수상품전도 성황을 이뤄 1천56개 기업이 총 9천29만 달러 상당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신남방국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린 한류박람회 개막공연은 총 15만5천 명이 시청했다.

산업부는 "코세페가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를 보여 소비심리 회복뿐만 아니라 실제 소비 증가와 내수 진작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한 뒤 "남은 기간에도 방역관리를 철저히 해 방역과 경제가 조화를 이루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천784개 업체가 참여한 코세페는 이달 15일까지 진행된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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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앱결제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글이 구글의 인앱(In-App·앱 내) 결제 강제 방침을 제재하겠다는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에서 찬반 논란이 엇갈렸다. 구글은 법안 통과시 사업 모델 변경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정책협력실 총괄 전무는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 관련 공청회에서 "(국감 당시 발언에 대해) 저희도 구체적으로 논의해본 바는 없다"면서도 "현재 95% 정도 앱이 무료로 제공되는데 (법이 통과되면) 사업 모델 자체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구글이 지난 9월 게임 장르 외 앱·콘텐츠에 대해서도 인앱 결제를 적용해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받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 임 전무는 "저희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정 부분 앱 매출을 통한 수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임 전무는 지난달 22일 과방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 법이 국회에서 추진될 경우에 대해 "법안이 이렇게 진행되면 이용자와 개발자에 대한 책임을 지키기 위해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

임 전무는 다만 "구글에 대한민국 시장은 중요한 시장"이라며 "소비자와 개발자의 선택이 없으면 바로 도태된다는 생각인 만큼 (인앱 결제 확대 정책 후에도) 국내 개발사와 이용자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글 막으면 앱생태계 진흥" vs "원스토어 몰아주기 아니냐"
공청회에서는 이 법의 실효성을 두고 의원들과 법 개정을 반대하는 측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국회에 관련 의원 입법안이 7건이나 계류해 있는 만큼 여야 의원들은 대체로 구글이 개발사들에게 인앱 결제를 강요해 각 개발사의 인앱 결제 매출 30%를 수수료로 취하는 방식이 불공정 행위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구글이 인앱 결제 방식을 적용하면서 소비자 환불 절차도 까다로워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이 가운데 공청회에서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에 대해 설전이 벌어졌다. 한 의원은 앞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판매하면 원스토어 등 다른 앱 마켓에도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냈다.

한 의원은 당초 구글 플레이스토어 점유율이 압도적인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해제하고 소비자가 어떤 앱 마켓에서든 똑같은 앱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콘텐츠 동등 접근권'도 보장하겠다는 취지를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 의원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한국영화 스크린쿼터나 IPTV법처럼 사전적 규제로서 진흥법적 성격"이라며 "스크린쿼터제가 한국 영화산업을 키웠던 것처럼 산업을 진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규제가 오히려 개발사들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수석부회장은 "대형 개발사에는 한 의원 안처럼 한시적으로라도 원스토어에도 강제 입점하도록 해야 한다"고 동의하면서도 "다만 중소 개발사는 개발 인력이나 마켓에 앱을 유통하고 업데이트할 인력도 부족해서 중소 개발사에까지 이 조항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법 적용 대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대신 "궁극적으로 한국에서 구글플레이 이용자와 원스토어 이용자가 일치하지 않는 만큼 상위권 매출 개발사들은 원스토어 진출이 오히려 파이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며 "전반적으로 (국내) 매출을 늘릴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법안 검토의 시작"라고 부연했다.

일부에선 "특정 기업에 몰아주는 '위험 입법'" 아니냐는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어느 나라도 독점을 처벌하는 나라는 없는 데다 (앱 마켓 문제는) 시장이 선택하는 독점"이라며 "시장이 복잡한 구조인 만큼 이 정책으로 이뤄지는 국가적 이익이 크지 않다. (원스토어라는) 특정 국내 대기업 편을 들기 위한 아주 나쁜 선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앱결제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 조동현 슈퍼어썸 대표,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이병태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 김상돈 원스토어 경영지원실장. /사진=뉴스1


공청회에서는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구글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이 되고 해외 시장 진출에 도움 되는 면이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업력 7년차 중소 게임 개발사인 슈퍼어썸의 조동현 대표는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소송은 저희 같은 소규모 개발사에는 와닿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소 규모 회사들에는 구글에 대한 규제가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파워볼실시간

조 대표는 "지난 분기 매출 9억6500만원 중 인앱 결제 매출이 19%, 광고 수익이 77%"라며 "사실상 전체 매출 6.36%만 구글에 인앱결제 수수료로 지출됐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게임에 대한) 콘텐츠 구매 수수료는 일괄적으로 7대 3이었다"며 "도중에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수수료가 인상됐다면 부담이 됐을 텐데 게임 개발사들은 대부분 이번 수수료 인상과 무관했다"고 말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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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신작 `엘리온`도
내달 10일 출시 예고 기대 커


라이엇게임즈 신작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를 게이머가 즐기고 있다. [사진 제공 = 라이엇게임즈]
연말을 앞두고 게임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잇따라 선보이는 상황에서 인기 게임이 모바일로 출시되고,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선 새로운 콘솔까지 나오며 게임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게임 중 하나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다. 지난해 열린 리그오브레전드(LoL)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출시 소식을 처음 알린 이후 전 세계 플레이어들이 약 1년간 꾸준히 기다려 온 기대작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최상의 게임 퀄리티를 완성하기 위해 기존 게임을 모바일에 이식하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제작했다. 오픈베타테스트(OBT)는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을 대상으로 10월 28일부터 시작했다. 서비스를 시작하자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고, 모바일 시장 출시 이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임시장 주류를 이룬 모바일 게임들 틈에 PC 온라인 신작도 최근 눈에 띈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달 10일 크래프톤이 개발한 '엘리온'을 출시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엘리온은 특별한 힘의 원천으로 갈 수 있는 거대한 포털 '엘리시온'의 작동권을 두고 두 진영이 벌이는 치열한 전쟁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2017년 당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에어(A:IR)'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됐다가 올해 초 이름을 바꿨다. 이용자 간 대규모 전투와 화려한 그래픽, 다양한 콘텐츠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개발사 크래프톤과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 이후 첫 신작이라는 점에서, 또 크래프톤이 IPO 직전 내놓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PC MMORPG의 안정적인 서비스 역량을 보여줄 기회이고,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상장 직전 개발 역량을 과시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다. 블리자드의 '콜오브듀티: 블랙 옵스' 시리즈의 최신작 '콜오브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의 사전 다운로드도 6일 시작됐다.

콘솔시장에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PS5)'가 7년 만에 콘솔 왕좌 자리를 놓고 MS와 재격돌한다. 독점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콘솔 이용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S와 소니는 이달 10일과 12일 신형 콘솔인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와 플레이스테이션5를 연이어 출시한다. 두 회사가 신형 콘솔을 출시하는 것은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 이후 7년 만이다.

넷마블과 위메이드가 출시하는 모바일 신작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와 위메이드 '미르의 전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 밖에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 조이시티 등도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MMORPG '트릭스터M'은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한 게임으로, 지난달 28일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자회사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도 신규 모바일 캐주얼게임 '마술양품점'을 오는 17일 정식 출시한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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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에는 아픈 사람이 모인다.” 얼마 전에 메모장에 써둔 문장이다. 근사한 장소에는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듯, 아픈 곳에는 아무튼 아픈 사람이 모이는 법이라고. 그래서 몸이나 마음이 아픈 사람 곁에도 다른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이 나타나, 서로가 서로를 안아주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기도 하는 거라고, 정말이지 아픈 곳에는 아픈 사람이 모인다. 병원이 늘 그랬고 지금의 온 세상이 그렇다.

아픈 사람이 없는 곳이 없는 요즘이다. 비단 생리학적으로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떤 마음의 병 같은 것을 거의 모든 사람이 지니게 됐다. 누군가는 그 아이에게 ‘코로나 블루’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던데.

못 가게 된 곳이 많다. 연초에 계획해 둔 프랑스 출장은 당연히 무산됐고, 거의 유일한 취미인 미술관 구경도 쉽지 않게 돼버렸다. ‘내게도 다른 누군가처럼 요리나 영상 제작 같은 멋들어진 취미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한때는 글쓰기가 취미였지만 이 행위가 직업이 된 후로는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됐고 내게 남은 취미라곤 집에서 잠을 자는 것과 날을 잡아 미술관 구경을 하러 가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그리고 그마저 마음 편히 하지 못하게 됐으니까.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말, 그리고 사람은 가장 일상적인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말에 그 어느 때보다 공감하고 있다.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한다. 누군가는 내게도 그 마음의 병 같은 게 생긴 거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늘 가라앉은 채로 살고 또 쓰는 사람이다. 지금껏 낸 몇 권 책의 명도를 측정해 보자면 나는 밝은 쪽보다는 주로 어두운 쪽으로 쓰곤 했다.

그렇게 오래 살아온 건 아니지만, 나의 삶은 늘 잃고 잊는 일의 연속이었다. 겨우 세 번 빨았을 뿐인 사탕을 떨어뜨린 날이 있었고, 아끼는 목도리를 잃어버린 날이 있었다. 내 일생의 로맨스라고 여겼던 사람, 그리하여 평생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한 사람과의 기억도 속절없이 잊혀갔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고 이번 생일에는 계단에서 발목을 접질려서 반깁스를 했고….

그렇게나 나름대로 불행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데, 옆에서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신다.

“너 그렇게 불행하지만은 않았어. 그만큼 좋은 경험도 많이 했는데?”

행복은 불행보다 싱겁다
사람들에게 “오늘의 뉴스에 활기차고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나요?” 하고 묻는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뉴스는 늘 자극적이고 충격적이고, 높아야만 했던 어떤 수치가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을 통상적으로 전한다. 그래서 때때로 마음이 가난한 날이면 뉴스 보는 일이 버겁기도 하다. 안 그래도 사는 것이 퍽퍽하고 안 좋은 일도 많아서, 좀 듣기 편한 이야기나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틀어둔 TV에서도 퍽퍽한 이야기가 나오니 버틸 수가 있어야지. 그럴 땐 밥 한술 뜨기도 어려워진다.

어쩌면 사람은 불행의 맛을 더 좋아하는 동물이 아닐까? 우리는 좋은 소식보다 좋지 못한 소식에 민감하며 좋았던 날을 기억하기보단 좋지 않았던 날을 기억하는 일을 훨씬 더 쉽게 해낸다. 그러니까 나도 즐거웠던 추억이나 행복했던 이야기를 책에 많이 담지 못했다. 사실은 불행과 행복이 반반 섞인, 반반까진 아닐지라도 행복이 없지만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행복과 불행에도 맛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 행복은 불행보다 더 밋밋하고 싱거운 맛을 지녔을 것 같다. 분명 있기는 있었는데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지 않고, 자주 그 맛을 까먹어 버리곤 하니까.

내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불행만 겪으며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아무리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마음의 상처가 많은 사람일지라도 중간중간 소소한 재미와 웃음거리들을 반드시 누리긴 누렸을 것이다. 타인의 삶을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무책임하게 뱉는 말이 아니다. 일에 쫓겨 열흘 밤을 새우다가도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웃기도 하는 게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안다.

햇빛을 자주 본다면야 물론 더없이 좋겠지만, 근무 여건상 머무는 곳의 구조적 특성상 해를 볼 기회가 별로 없는 사람이라면 영양제로 비타민 D 같은 것을 보충해 줘야 한다. 영혼의 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슬프더라도 꾸역꾸역 세상의 좋은 것들을 기억해 내야 한다. 오늘이 아름답지 않더라도 내 주변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구경해야 한다.

현재가 행복하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당장은 여러모로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면, 우리는 조금 억지로라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을 누리고,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복잡한 날에 탁 트인 곳을 찾아가면 눈이 한결 맑아지고, 울적한 날에 좋은 사람을 만나고 또 그 사람과 좋은 것을 먹으면 조금 기분이 나아졌듯이.

그래도 살아 숨 쉬고 있어 다행
전철을 타고 동작대교 위를 지나는 순간을 사랑한다. 그곳에서 보는 한강을 사랑한다. 사실 한강을 제대로 보기에는 당산과 합정 사이를 지날 때, 그리고 청담과 뚝섬 사이를 지날 때가 가장 좋지만, 나는 동작대교 위에서 보는 그 ‘희미한 한강’이 내심 더 마음에 든다. 동작대교에서는 한강을 보려면 시선을 저 멀리로 던져야 한다. 철로 양옆으로 차선이 있어 시야가 그리 잘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수고롭게 한강을 바라보는 순간에는 꼭 뭐라도 이뤄낸 것처럼 작은 성취감과 행복감이 느껴진다.

오늘 동작대교 위를 지날 때는 시선이 닿은 곳의 한강이 마침 기가 막히게 반짝이고 있었다. 태양이 마치 나를 위해 저곳의 물을 비추는 것 같다는 생각에 무한한 감사와 행복감마저 느꼈다.

저번 달에는 동료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생각해 보면 최근에 아, 행복하다, 좋다,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던 것 같아. 복권에 당첨됐다거나 비싼 옷을 입게 됐을 때의 거창한 행복이 아니라, 볕과 바람이 좋은 날에 창문을 열어두고 운전할 때의 느낌 같은 것.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누군가를 만나고 또 같이 걷고, 집으로 돌아와 잠드는 순간까지 걱정이나 불편함 같은 게 없었던 하루를 보냈을 때의 느낌 같은 것 말이야.”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데, 정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혼잣말을 하듯 건넨 말이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다음 날 출근길에, 그 순간의 공기가 참 맑아서, 지금 듣고 있는 음악과 커피의 맛이 잘 어울려서 “행복하다”라고 혼잣말을 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출근길과 음악, 커피였는데 말이다.

그건 아마도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은 지 오래된 것 같아’하는 생각, 그러니까 다르게 말하면 ‘소소한 행복을 누려봐야겠어’하는 생각을 전날에 했기 때문이었겠다.

만약 내가 언젠가 작은 방송국을 차린다면, 하다못해 1인 방송의 크리에이터가 된다면, 편성표에 자극적이고 공포감을 주고 절망감을 안겨주는 뉴스가 아닌, 시시콜콜하고 편안하고, 때로는 웃기기도 한 소식을 들려주는 뉴스 프로그램을 꼭 마련해 두고 싶다. 오늘 점심으로 먹은 찌개의 간이 딱 마음에 들었어요, 그 집은 밥도 무한 리필이라네요, 친구 딸이 벌써 말을 한대요, 옆집 할머님께서 드디어 퇴원하셨대요, 그런 소식을 꾸준히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끔 하고 싶다.

또다시 행복할 수 있다
삶이 늘 힘든 것만 같았지만, 생각해 보면 좋은 일도 못지않게 많았다. 작년보다는 벌이가 좀 나아졌다.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게 됐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만큼 무언가를 베풀 수 있게 됐다. 물론 내년의 벌이가 도로 내려가 작년보다도 안 좋아질 수도 있고, 나를 흔드는 전대미문의 사건사고가 터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난리통에서도 분명 웃을 수 있는 일이 있기는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마냥 낭떠러지에서 허우적대기보단, 지금 있는 곳에서 반짝이는 것을 찾는 삶을 살고 싶다.

한강의 반짝이는 물결이 한 번도 똑같은 모양이 아니었듯이, 우리에게 매일 똑같은 하루가 보장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었고 잃은 것, 잊힌 것도 많았다.

괜찮다. 세상이 변하면 우리 삶의 방식도 바꾸면 된다. 변한 세상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버티고, 또 즐기며 살아가면 된다. 우리 행복의 시야를 방해하는 사건사고가 많아도 우리는 어떻게든 저 멀리에서 반짝이는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다, 늘 그랬듯이.

오휘명
● 1990년 서울 출생
● 소설 ‘AZ’ ‘서울사람들’ 에세이 ‘일인분의 외로움’ 발표
● 출판사 언노운 스튜디오 대표 편집자
● Crush 정규 2집 작사 참여
● 2019 개인전 ‘Writing Room’

오휘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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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동해시에 건조경보…양양 등 4곳 건조경보 유지 사진=연합뉴스


삼척과 동해에 산불 위험이 커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전 10시를 기해 삼척·동해에 건조경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건조경보는 실효습도가 이틀 이상 25%를 밑돌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산불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파워볼실시간

강릉, 속초, 양양, 고성 등 동해안 지역에는 건조경보가 내려져 있다.

이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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